모범시민

음반*서적*감상 2009. 12. 20. 21:37

정말 오랜만에 본 영화였다. 근데 길게 평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고...-_-;
...뭐, 어쨌든 재밌게 봤다 :D

근데 보는 내내 왜 이리 데스노트(영화로는 1편밖에 안 봤지만)가 오버랩되는지. 나만 그랬을까?

영화의 메세지는 내 정치적 입장이랑은 반대인데, 이걸 길게 쓰면 또 글이 산으로 갈 테니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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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윤하 공식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D


4월쯤 나왔던 3집 part A. 부터 일본에서 나온 싱글 두 장. 그리고 3집 part B. 까지, 잊어버릴 만하면 그때마다 앨범이 나와 주는 덕에 일년내내 귀가 심심하지가 않았다 :D

내 귀가 별로 고급이 아니라 자세한 평은 생략하지만, 제목대로다. 1집에서 2집, 2집에서 3집으로 갈수록, 물론 앨범마다 내 취향인 곡도 있고 아닌 곡도 있지만, 적어도 노래하는 사람이 예전과 비교해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만큼은 확실히 든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감성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국내 데뷔 이전에 일본에서 냈던 곡들[각주:1]하고 비교하면 더더욱.

2집과 3집 part A, 에서 느꼈던 아쉬움. 그때는 그 이유가 내가 발라드 가수 윤하가 아닌 락커 윤하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뭐 지금도 좋아하는 곡을 꼽으라면 오디션이나 혜성, Hero 같은 곡들을 가장 먼저 꼽을 거고, 이번 앨범에서도 여전히 락은 내가 원하는 만큼 강하지 못하고, 여전히 발라드 쪽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예전같이 아쉬운 느낌은 없으니까. 해서, 2집과 3집 part A 를 들으면서 윤하 팬질을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는데, 이걸로 이제 고민 끝. 팬질은 계속되어야 한다 :D

뭐, 그래도... 이번 앨범에서 제일 맘에 드는 곡 한 곡을 꼽으라면 '오늘 헤어졌어요'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그럼 뭐가 좋냐고 물어본다면 조금 더 듣고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이번 윤하 콘서트 티켓을 지르지 않은 게 살짝 아쉬워지는 순간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혼자서는 좀(......)

...

마지막으로, 심심해서 해보는 적절한 윤빠 인증 :D

혜성 때부터 팬질을 시작한 터라 포스터는 2집 것부터 -ㅅ-
그나저나 폰카로 찍어서 화질은 별로고, 거기다 형광등 불빛의 압박 orz


덧. 이번 앨범에 들어있는 '좋아해'는 최근 일본에서 나온 싱글 수록곡 '好きなんだ' 와는 다른 곡이다. 일본어로 된 곡들을 들으면서 느끼는 답답함에 일본어를 독학해볼까 하는 무모한 상상을 하곤 한다. orz......


  1. 한국 데뷔 이전에 일본에서 발매된 곡 전부를 어둠의 경로로 구했다는 건 비밀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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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킨스 아저씨의 신간이 나왔다. 하마터면 모르고 지나칠 뻔...
아무튼, 발견하자마자 바로 망설임없이 주문 고고씽. 바로 아래와 같은 심정으로...-_-;

...아무튼, 서평이랑 목차만 봐도 막 기대된다. 624쪽이라는 분량이 좀 압박스럽지만, 그래도 번역판이니까. 악명높은 '그 분'이 번역하신 것도 아니고... 서평만 보고도 내가 겁에 질려서 '이기적 유전자'와 '확장된 표현형'을 무려 원서로 구입하게 만든 '그 분'. 설마하니 그런 수준은 아니겠지.

그나저나 이렇게 한 권이 더 추가되면, 올해 초에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지지부진하고 있는 도킨스 전권 완독 프로젝트는 어느 세월에......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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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의학이라는 망상에 빠진 KBS #1 라는 글을 썼었다. 2편으로 나누어 방송된 KBS의 어떤 방송을 까 보겠다고 쓴 글이었다. 방송이 두 편으로 나갔으니까 나도 두 편 써야지 하고 기세좋게 번호까지 붙였지만 결국 '찾아야 할 자료 + 귀찮음'의 압박으로 2탄은 포기. 사실 2편은 거의 임상증례 중심이었던 터라 내가 손대기에는 좀 버겁기도 했고... 아무튼 조금 부끄럽게 돼버렸다. 그래서 장담은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건데.

아무튼, 그때 그 방송. '특집 동의보감 세계기록유산 등재신청기념' 2편에 나왔던 내용 중에 흥미로웠던 게 있었는데, 생혈분석인지 어혈분석인지 하는 거였다. 피를 좀 뽑아서 그걸 곧바로 슬라이드로 만들어서 관찰하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거다. 신기해서 한번 조사를 해봐야겠다 하다가 2편을 쓰려던 계획이 흐지부지되면서 같이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쩌다 이런 글을 발견했다.

부질없는 생혈분석 (건강과 과학. http://hs.or.kr)


방송에서 보여준 슬라이드 중에, 방송에 나온 한의사는 뭐라뭐라 설명하지만 영 어떤 세포나 혈액 내 존재하는 구조라고 보기엔 이상하고 슬라이드에 떨어진 먼지 같은 아티팩트 아닌가 싶었던 것들이 있긴 있었다. 근데, 설마설마했는데 이럴 수가.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만 유행하는 사기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사이비들의 단골 레퍼토리 중 하나라는 데 위안을 삼아야 할까? 근데 그런 사람들이 의료인 면허 달고 버젓이 활동하는 데는 우리나라밖에 없을걸?

* 참고로 퍼온 글의 원문보기 링크가 엉뚱한 곳으로 연결되는데, 몇 년 지난 글이라서 주소가 바뀐 것 같다. 다시 검색으로 찾은, 원문으로 추정되는 글의 링크는 여기. 다만, 전체를 완역한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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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바이러스 뿌리, 고대 호랑이”
“호랑이가 원숭이 물어서 전파” (코메디닷컴 2009.12.7)


제목이 나름 자극적이었다. 유전자 진화에 대한 연구는 언제나 흥미롭다.
(그걸 내가 얼마나 이해하느냐는 일단 논외로 하고-_-;; )

아무튼, 무려 호랑이[각주:1]에게 물리고서도 어떻게 살아남아서 동족에게 새로운 바이러스를 전파한 고대 원숭이[각주:2]에게 경의를(...) 표해야 할까.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구나[각주:3].

다만, 그렇게 원숭이에게 넘어온 바이러스가 원숭이들 안에서 돌다가 결국 사람에게 넘어와 모두가 후덜덜하는 HIV가 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마냥 신기해할 일만은 아닌 듯. 여담이지만 항간에 돌던 원숭이-사람 성접촉 기원설은 틀렸다는 게 요즘 대세인 것 같다. 다른 설명을 어디선가 봤는데 까먹었다-_-a

그건 그렇고, 기사에서 말하고 있는 연구팀의 논문은 이건데,
A sequence similar to tRNA3Lys gene is embedded in HIV-1 U3–R and promotes minus-strand transfer
Dorota Piekna-Przybylska, Laura DiChiacchio, David H Mathews & Robert A Bambara


나도 virology 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 이 논문을 다 이해하지는 못한다[각주:4](그래서 바이러스 하는 사람들은 멋있어 보인다-_-;; 솔직히 반도 이해 못 한 것 같다 orz). 다만, 적어도 저 논문의 주된 내용이 '에이즈 바이러스의 조상이 호랑이에서 건너왔다' 는 건 아닌 것 같다. 에이즈 바이러스 유전체에 있는 특정 염기서열의 기원을 따지면서 호랑이 원숭이 얘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호랑이 원숭이 얘기가 이 논문의 요지는 아니다. 아마도 미디어에서 소개하면서 흥미 유발을 위해 지엽적인 부분을 부풀린 것 같다. 하긴 그렇게 안 했으면 내가 이 기사를 클릭했을 리도 없고, 논문을 찾아볼 일도 없었겠지.

근데,
밤바라 교수는 “이 연구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를 도와 에이즈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외에도 신종플루처럼 인간과 동물 사이에 감염되는 질병에 대한 이해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코메디닷컴 기사 중)
...아무리 그래도 HIV의 조상을 밝힌 걸로 에이즈 치료에 도움이 될 거라니, 이건 좀 이상하잖아. 에이 설마 하면서 이 연구가 소개됐다는 미국 웹진을 찾아봤다.

AIDS May Date Back to Ancient Tiger
Researchers find signs of feline DNA in virus


내용을 옮겨 가며 해석하는 건 귀찮고, 확실히 밤바라 교수가 저런 식으로 말한 건 맞다. 다만 다른 학자들은 이 연구 결과로 에이즈 치료에 있어서 뭔가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분명히 덧붙이고 있다. 확실히 멋있고 훌륭한 연구인 건 맞는데, 나 보기에도 임상적인 의미는 솔직히 별로 없어 보인다. 물론 절대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솔직히 정신적 사치일지도 모르겠지만, 신약 개발이나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같이 뭔가 와닿고 뭔가 도움되는 게 있는 것보다 이런 어찌 보면 뜬구름 잡는 것 같은 기초연구 보고 있는 게 더 재밌다(......)

근데, 아무리 상대는 힘센 호랑이고 이쪽은 연약한(...) 인간이지만, 이쪽만 괜히 바이러스 하나 받고 끝나는 건 억울하잖아. 호랑이들한테 받은 게 있으면 이쪽도 뭔가 주는 게 있어야지. 그래서,

Who ate whom? Adaptive Helicobacter genomic changes that accompanied a host jump from early humans to large felines.
Eppinger M, Baar C, Linz B, Raddatz G, Lanz C, Keller H, Morelli G, Gressmann H, Achtman M, Schuster SC.
PLoS Genet. 2006 Jul;2(7):e120. Epub 2006 Jun 15.
[각주:5]

...인류의 선조도 호랑이 조상에게 선물을 줬으니, 바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각주:6]

"아주 고약한 세균이죠"


그 어느 옛날, 호랑이 조상이 인간 조상을 잡아먹었는데, 인간 조상의 위 속에 살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같이 넘어가 현재 고양이과 동물들의 위 속에 살고 있는 Helicobacter acinonychis 균의 조상이 되었다는 훈훈한 이야기(......)

...그래도, 아무리 하나씩 주고 받았다지만 에이즈 받고 위장질환 준 건 웬지 손해본 느낌(......)






  1. 정확히는 현재 호랑이의 조상이 된 호랑이와 비슷하게 생긴 어떤 동물이겠지만. [본문으로]
  2. 그 고대 원숭이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호랑이에게 물려서 그 자리에서 잡아먹혔다면 바이러스가 원숭이 집단에 퍼질 수 없었을 테니, 어떻게든 살아서 도망쳤다고 봐야겠지. [본문으로]
  3. 다만 이상한 바이러스가 묻어 올 수는 있겠다 -ㅅ- [본문으로]
  4. 근데, 레트로바이러스의 기원이 retrotransposon일 거라는 내용은 흥미로웠다. 진핵생물의 일부였다가 뛰쳐나간 존재들이 이제는 원래 한몸이었던 진핵생물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거잖아 :D [본문으로]
  5. 사실 이 논문을 예전에 보고 재밌어서 나중에 간단하게 글이라도 써볼까 했는데 역시 게으름이 문제. 일단 이번엔 간단히 소개만. [본문으로]
  6. 일단 글은 이런 식으로 쓰고 있지만, 에이즈 바이러스의 조상이 원숭이에게 넘어온 것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원시 인류에서 호랑이 쪽으로 넘어간 것 중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확실치 않다. 자료 찾아보기 귀찮다(......) [본문으로]
Posted by 타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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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보면서 완전 낄낄대면서 웃었다. 저 후덜덜한 싱크로율!
다만 유튜브에 있는 원본에 달린 어떤 댓글 말대로 역시 niche joke :D

그리고 이건 비슷한 상황을 상상하면서 발로 해본 번역. 능력이 되면 동영상에 손 대서 자막을 고쳐보려 했으나...-_-

원출처인 유튜브 링크는 여기
발견하고 퍼온 이차출처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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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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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최소 하루는 밤을 새야만 하는 상황이 생겼었다.

깔끔하게 목요일 혹은 금요일 밤을 새고 주말에 맘편히 쉴 계획이었는데, 균들의 철저한 비협조로(......중간에 사소한(!) 실수도 있긴 했지만 orz) 토요일 밤을 실험실에서 보내고 일요일에도 이러고 있다.

어지간하면 다시 계산해서 다음 주에 할까 했는데, 왜. 도대체 왜 다음주 일정은 이다지도 엉망진창인 건지. 도저히 밤샘일정을 끼워넣을 수가 없다. 하루 건너 하루마다 이건 뭐...... 아, 연말이라서 그런가 orz......

그러고 보니 최근에 누가 크리스마스 얘기를 하긴 했었다. 근데 그게 뭐지. 먹는 건가......



p.s.1. 예전에 오게임 한참 열심히 할 때도 해 본 적 없는 무려 끊어자기를 했다. 해 보니까 가능하기는 한데... 잔 것 같지가 않다ㅜㅜ

p.s.2. 라꾸라꾸 침대는 나름 편했다.
Posted by 타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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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박사 가수’ 논문으로 일내다… 루시드 폴 연구물 ‘네이처’ 계열 저널에 게재

사실 난 루시드 폴이 외국인인 줄 알았다(...혹시 어쩌면 외국 국적일지도 orz). 그보다도 사실, 음악하는 사람이라는 건 알았는데, 난 루시드 폴이 옛날 사람인 줄 알았다. 대충 8~90년대 활동하던, 그래서 지금은 나이많은 중년의 신사 정도 되는 줄 알았는데 이럴 수가.

공학박사에, 졸업논문은 간지나는 데 실리고, 음반이 네 장째... 더구나 불과(?) 서른넷에, 무려 잘생기기까지 했다. 깔 게 없다... orz

근데,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좀 찾아보려고 했는데, 보다 보니 뭔가 좀 이상하다.

음유 시인이자 공학 박사인 루시드 폴(조윤석·34)의 논문이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23일자에 게재됐다. 소속사 안테나 뮤직에 따르면 네이처의 화학 계열 저널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그의 논문 ‘일산화질소 전달체용 미셀’이 정식 소개됐다. 이 논문은 지난달 2일 온라인판 ‘주목할 만한 연구’에 소개되기도 했다.

(중략)

지난 9월에는 미국 화학회지 JACS를 비롯, 유명 화학저널 두 곳에도 실렸다.
(맨 위 링크 기사에서 발췌)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23일자에 게재됐다.'
'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 정식 소개됐다. 지난달 2일 온라인판 ‘주목할 만한 연구’에 소개되기도 했다.'
'미국 화학회지 JACS를 비롯, 유명 화학저널 두 곳에도 실렸다.'

뭔 소리지. 논문 중복게재란 건가. 저런 큰일날 짓을... 이라고 생각하면서 네이처 사이트에 들어가서 좀 뒤져 봤더니 이런 게 걸렸다.

Micelle-based delivery: Just say NO
Gavin Armstrong

Nature Chemistry
Published online: 2 October 2009 | doi:10.1038/nchem.422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10월 2일자로 올라온 문건이다. 이건가 싶긴 한데 저자명이 낯설다. 자세히 보니 진지한 논문이 아니라 Research highlights 다. 기사에 나온 말대로 '주목할 만한 연구'로 번역해도 무리없을 듯 싶다. 그러고 보니 레퍼런스도 달랑 하나고, 본문도 그 레퍼런스의 내용과 그 발견의 의의 및 기대효과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글에서 소개하고 있는 논문이 바로 이것↓

Micelles for delivery of nitric oxide.

Jo YS, van der Vlies AJ, Gantz J, Thacher TN, Antonijevic S, Cavadini S, Demurtas D, Stergiopulos N, Hubbell JA.

J Am Chem Soc. 2009 Oct 14;131(40):14413-8.PMID: 19764751 [PubMed - indexed for MEDLINE]


제일저자 Jo YS 가 아마도 조윤석(루시드 폴)인 것 같다. 제목도 기사에 나온 ‘일산화질소 전달체용 미셀’이랑 맞는다. 이게 바로 미국 화학회지 JACS에 실렸다는 그 논문인 것 같다. 다만 게재 시점은 기사에 나온대로 '지난 9월' 이 아니라 '10월'이다(JACS 온라인판에 실린 날짜가 9월 18일이다).

...이제 정리가 좀 된다. 애초 조윤석의 논문은 JACS에 실렸고(온라인판 9월 18일. 출판 10월), 그걸 읽어본 Gavin Armstrong 이 '우왕ㅋ굳ㅋ' 하면서 그걸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소개했고, 그게 네이처 케미스트리 온라인판에 10월 2일자로 올라갔던 거다. 그리고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23일자에 게재됐다.' 라고 나오는 걸 보면 아마 이번달 23일자로 인쇄되어 실린 모양이다. 정확히는 네이처가 아니라 네이처 케미스트리일 테고,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게재'된 게 아니라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소개'된 거겠지만.

그래서 대부분의 궁금증은 해결됐는데,

'
미국 화학회지 JACS를 비롯, 유명 화학저널 두 곳에도 실렸다.'

이건 도대체 뭔 소릴까. 설마설마하니 같은 내용으로 두 군데도 아니고 무려 세 군데에 논문을 낼 수는 없을 텐데. 화학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또 다른 논문 데이터베이스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PubMed 에서 '조윤석'으로 검색해 봤다.

검색결과

조윤석이란 이름이 들어가 있는 논문은 총 다섯 편이고, 혹시나 동명이인일까 싶어서 대충 살펴봤는데 일단 전부 루시드 폴이 맞는 것 같다. 2005년에 나온 논문이랑, JACS 논문과 그 후에 나온 논문 한 편을 빼면 남는 건 2009년에 나온 두 편. 아마 그 두 편을 두고 '유명 화학저널 두 곳에도 실렸다.'라고 한 게 아닌가 싶다. 보면 전부 다른 논문이다. 그럼 그렇지. 중복게재라니, 그런 큰일날 짓을 했을 리가...

...

기사 보고 '아니 이런 엄친아가. 역시 세상은 불공평해...'를 외치며 간단하게 글 하나 쓰려고 했는데, 궁금증에 이것저것 찾다 보니까 어느새 한 시간이 지나 버렸다 orz

그래서 결론.

1. 과학을 잘 모르는 소속사 혹은 기자의 설레발로 인해 만들어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기사.
   (아니, 기사 제목 보니 오보가 맞다. 네이처 계열 저널에 게재된 게 아니니까.)
2. 그래도 루시드 폴은 엄친아가 맞음.
3. 나도 서른넷이 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orz......






Posted by 타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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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간통죄 합헌이라던 사람들이 웬일일까. 하긴 그 때도 2/3을 못 채워서 그랬지 위헌의견이 많긴 했었다. 그래도 1년밖에 안 지났는데, 장족의 발전인 듯?

헌재, `간통죄` 가까스로 합헌 … 위헌 의견 크게 늘어 (한국경제 2008.10.31)
[사설]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혼인빙자간음죄' (조선일보 2009.11.26)

법 쪽에야 거의 문외한이라 몰랐지만, 혼인빙자간음죄라고 하니까 뭔가 대단한 건가 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그냥 형법 한가운데에 달랑 한 줄 들어가 있는 게 전부였다. 이렇게...

제304조 (혼인빙자등에 의한 간음) 혼인을 빙자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법은 결국 그 시대에 그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에 따라 만들어질텐데, 저 조항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가치관이 뭘까 생각해보니 이건 뭔가 타임머신을 탄 느낌이다. 그러니까,

첫째, "혼인을 빙자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라는 말은, 여성은 결혼 혹은 그에 준한다고 볼 수 있는 어떤 사유가 있을 때만 섹스할 수 있다(혹은 그러한 사유가 있을 때만 섹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남성은 아무때나 해도 되지만)는 것이고,
둘째, 섹스는 분명 남녀가 같이 하는 것, 그러니까 둘 모두가 주체가 되는 건데, 굳이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했을 경우로 한정하는 건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또 하나의) 섹스의 주체가 아니라 남성에 의한 섹스의 대상으로 보는 거잖아.
셋째, 그나마도 모든 여성이 아니라 '음행의 상습없는' 여성의 성만을 보호하겠다는 거(그럼 왜 굳이 성매매는 못하게 막는 걸까? ). 그러니까 섹스를 경험하지 않은, 혹은 섹스 횟수가 적은 여성의 성, 성기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믿음인가? 법 만드는 분들 법 공부하기 전에 해부학 조직학 공부부터 좀 하자.

법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정조만을 보호한다는 그야말로 주옥같은 명판결이 나온 지 50년도 더 지났는데, 95년에 개정된 법조문에도 그런 가치관이 남아있을 줄이야. 여성을 보호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 법으로 보호하겠다는 게 여성이라는 인간 ㅡ남성과 동등한ㅡ 인 건지, 아니면 여성이라는 이름의 '애완동물'인 건지, 그것도 아니면 "순결, 정조" 라는 어떤 '재화'인 건지 난 모르겠다. 근데 한 가지 확실해 보이는 건,

여성계 "혼빙간 위헌은 시대적 요구" 대환영
유림단체 "성적으로 문란한 사회 될 것" 반발


...필요없다잖아?

조선시대의 감성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분들은 오지랖도 참 넓다. 도포를 걸쳐서 그런가?


뭐, 아무튼 이제 간통죄랑 성매매 남았네. 앞으로 재밌는 구경거리가 될 듯.



Posted by 타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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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내 글에 달린 트랙백 몇 개를 지운 적이 있다. 도대체 이게 왜 내 글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랬다(그나마도 소심한 나머지 좀 고민했다). 물론 트랙백은 이런 상황에서만, 이럴 때만, 이런 이유로만 달아야 한다... 하는 규정 따위 없을 테지만, 최소한 한 가지에는 모두 공감하지 않을까? 바로,

원글에 대한 의견, 혹은 원글과 관련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물론 이마저도 강제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권장사항일 뿐이다. 근데, 트랙백이란 게 결국 다른 사람 블로그 글에 '내가 이런 글 썼어요' 하는 링크를 굳이 생성하는 일이고 보면, 원글 글쓴이를 포함해서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트랙백 걸린 글이 원글에 대한 동조든 반박이든 또다른 무엇이든 어쨌든 원글의 내용과 뭔가 관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할 거다. 원글의 내용과 아무 관계없는 트랙백이라면 그건 낚시고 스팸 아닐까. 뭔가 있을까 싶어서 들어가본 원 글쓴이와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의 시간을 뺏는 짓이란 말이다.

다시 트랙백 지운 얘기로 돌아가서, 며칠 전에 NASA, 2012 종말론을 반박하다 란 글을 쓴 적이 있다. 2012년 지구종말론에 대해 NASA 가 반박하고 나선 것을 번역한 글이다. 영화 <2012> 와는 관계없는 내용이다. 지금은 다 지워버렸지만 그 글에 트랙백이 두 개인가 걸렸었다. 뭔가 하고 들어가봤더니 영화 <2012> 감상평이었다. 혹시나 해서 다 읽어봤지만 영화에 대한 얘기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NASA에서 2012년 종말론을 반박한 거랑, 영화 <2012>랑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2012>를 보진 않았지만 내가 알기로 진지하게 종말론의 과학적 이론과 근거를 파헤치며 종말론에 열광하는 사회현상에 대해 심리적 사회적 분석을 시도한 논픽션 종말이론 과학심리사회 다큐멘터리이기는 개뿔, 그냥 볼거리에 충실한 스케일 큰 재난영화일 뿐이다. NASA의 반박과 영화 <2012> 가 공유하는 건 '2012'라는 키워드 뿐이다. 그러니까 내가 그 글을 쓰면서 기대했던 건 종말론자들의 열폭이나, 과학주의자들의 동조나, 종말론에 열광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 같은 거. 그러니까 종말론의 내용이 과학적으로 타당한가에 대한 생각이나 종말론 유행이라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생각들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다른 사람들도 그 글에 트랙백이 달린 걸 본다면 그런 걸 기대하지 않을까? 근데 왜 뜬금없이 영화 <2012> 감상문만 줄줄이 달리느냔 말이다.

그래서 난 참 궁금한 게, 도대체 글을 읽기나 하고 트랙백을 거는 걸까? 그냥 태그 갖고 검색해봐서 뜨는 글들에다가 무작정 트랙백 걸고 돌아다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여기저기 트랙백 걸고 다니면 분명 블로그 방문자 수를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아무리 방문자수가 탐나고 인기블로거가 되고 싶어도 적당히 하자. 기껏 트랙백 걸린 글 읽으러 갔다가 전혀 관계없는 글 보고 허탈해할 사람들 생각도 좀 해 줘야지. 이건 매너의 문제고 에티켓의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글에 '2012' 라는 태그를 넣어 보았다. 글 안 읽고 태그 검색해서 트랙백만 걸고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로 있는지 실험 좀 해 보려고. 이렇게까지 써 놨는데 이 글에 또 영화 <2012> 감상평이 달린다면 정말 그렇다는 얘기겠지. 영화 <2012> 관련 글이 아니라도, 다른 글에 대해서도 앞으로 또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트랙백 삭제는 물론이고 아예 이 글을 거기다 트랙백 걸어 줄 테다. 비록 별볼일없는 듣보잡 블로그지만 앞으로 뻘트랙백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그러니까,

트랙백 달기 전에 원글부터 좀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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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다가 영화 <2012> 감상평 달러 온 사람은 아직 없었지만, '2012' 태그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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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타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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